박막은 반도체, 디스플레이, 태양전지를 비롯한 고부가가치 산업의 대표적인 제조공정이다. 이러한 박막의 성장은 이제까지 원자나 분자 단위로 이루어진다고 믿어왔다. 이러한 믿음은 고전적 결정화이론 (Theory of Classical Crystallization)에 근거한 것이다. 그러나 저자는 1990년 초에 화학증착에 의한 다이아몬드의 성장 메커니즘을 연구하면서, 다이아몬드 박막이 원자에 의하여 성장하는 것이 아니라 기상에서 생성된 하전된 나노입자에 의하여 성장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그야말로 1년 6개월간 자나 깨나 오로지 이 문제만 생각하고 몰입해서 얻은 성과였다. 그리고 이러한 성장 메커니즘은 다이아몬드 박막뿐 아니라 대부분의 화학증착 박막과 나노구조의 성장에도 적용되고 일부 물리증착 박막과 나노구조의 성장에도 적용됨을 밝혔다.

그러나 다이아몬드 박막이 원자나 분자단위가 아닌 하전된 나노입자에 의하여 성장한다는 제안은 기존에 확립된 결정성장이론과는 너무도 다르고 믿기 어려웠기 때문에 4년 동안이나 논문투고가 거절되었다. 그런데 준안정한 다이아몬드가 증착이 되고 안정한 흑연이 식각이 되는 잘 알려진 현상이 있었다. 이 현상을 원자단위의 성장으로 설명을 하면 열역학 2법칙이 위배되게 된다. 하전된 나노입자가 기상에 생성되어 증착이 되고, 원자단위로는 흑연과 다이아몬드 모두 식각이 된다고 설명을 하면 열역학 2법칙이 위배되지 않고 다이아몬드가 증착이 되고 안정한 흑연이 식각되는 현상이 설명될 수 있다. 이러한 내용을 정리하여 “Thermodynamic Approach to Paradox ofD iamond Formationwith Simultaneous Graphite Etching in the Low Pressure Synthesi s of Diamond”라는 제목으로 1996년에 Journal of Crystal Growth에 투고했다. 다음은 이 논문에 대한 그 당시 reviewer의 논평이다.

이후에도 많은 저항이 있었으나 70여 편의 논문을 SCI 저널에 발표하고 몇 편의 review 논문도 발표하였다. 다행스러운 것은 최근 용액에서 많은 결정성장이 원자나 이온이 아닌 나노입자 단위로 성장한다는 사실이 밝혀져 비고전적 결정화 (Non-ClassicalCrystallization)가 하나의 새로운 학문 분야로 자리매김을 하게 되었다. 2014년 MRS의 Spring Meeting에서 튜토리얼 세션으로 “Fundamentals of Non-Classical Crystallization”이 다루어졌고, 2014년 European MRS의 Spring Meeting에서는 별도의 세션으로 “Non-Classical Nucleation and Crystallization”이라는 주제가 다루어지기도 했다. 이와 관련하여 많은 논문이 출판되었고 몇 권의 단행본도 출간되었다. 이제는 결정이 나노입자로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이 기정사실화된 것이다.

액상에서의 비고전적 결정성장과 달리 화학증착이나 물리증착에서 박막과 나노구조의 성장이 나노입자 단위로 성장한다고 주장하는 사람은 손에 꼽을 정도로 적다. 동경대학교 재료공학과 교수였던 Yoshida 교수가 hot cluster epitaxy라 하여 나노입자에 의하여 산화물 고온초전도체인 YBaCuO 박막을 고속으로 성장시킨 논문을 다수 발표하였고, 동북대학교 교수였던 Sunagawa 교수가 고온고압으로 제조된 다이아몬드와 저압에서 제조된 다이아몬드 모두 성장단위가 원자보다 훨씬 커야 한다고 제안하였다. 프랑스 Ecolepolytechnique의 Cabarrocas 교수는 실리콘 화학증착에서 기상에서 생성된 나노입자가 박막에 혼입된 조직을 polymorphous 구조라고 하였고, 나노입자가 혼입되면 박막의 성장속도가 증가하고 전기적 성질이 향상된다고 주장하였다.

하전된 나노입자에 의하여 치밀한 박막이 성장한다는 것은 하전된 나노입자가 epitaxial recrystallization을 함을 의미한다. 이는 하전된 나노입자의 원자들이 대단히 빠른 확산을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마치 하전된 나노입자가 liquid-like한 성질을 갖는 것이다. 중성인 나노입자는 이러한 성질이 없으므로 이러한 성질은 나노입자가 띠고 있는 전하 (charge) 때문일 것이다. 이는 결국 전하가 결합력을 약화시킨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사실은 하전된 나노입자 이론 (Theoryof Charged Nanoparticles)에서 유추된 것이지만, 대단히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고, 이제까지 설명하지 못 했던 많은 현상들을 설명한다. 예를 들면 Plasma 화학증착에서 왜 반응물들이 저온에서 분해가 되고 결정화된 박막이 증착될 수 있는지 종전의 지식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웠지만, 전하가 결합력을 약화시킨다는 사실로부터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본 단행본을 통하여 화학증착과 물리증착에서 박막과 나노구조가 어떻게 형성되는지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할 수 있어 시행착오를 줄이고, 보다 더 체계적으로 원하는 성질을 갖는 박막과 나노구조를 제조할 수 있을 것이다.

-출처: 재료마당 제29권 4호